최근 읽고 있던 만화(내부자들-윤태호)에 나온 말이다.
도원경설 음무난멸 -- 도둑의 때는 벗어도 화냥의 때는 못 벗는다.
최근 남편 지인의 집에 초대받아 갔다. 돌싱으로 아들 하나와 10여년을 산, 사람 좋은 그 사람이 드디어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만났다길래 어찌나 마음이 좋던지.. 금새 저녁식사 초대에 응했다.
그러나 식사를 시작하고 대화를 하게 되면서 나는 그만.. 당황하고 말았다..
나와는 7년여를 알고 지내던 동생이자, 남편과는 10여년을 알고 지내던 동생이 있는데, 나는 남편과 결혼 후, 아는 동생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야말로 남편을 통하지 않고는 개인적으로 연락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고, 서로 호칭도 대우도, 말하는 거리도 달라졌다. 그래도 싱글인지라 한달에 한 두어번은 불러서 밥을 먹어도, 늘 그만큼의 예의를 갖췄고, 그것은 남편에 대한 예우이자, 그에 대한 예우이고, 또 나에 대한 예우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동생과 두 번 만났다는 새로운 안주인은, 너무나 가깜게 앉아서 말까지 놓고,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본인의 여름 캠핑 계획을 얘기하며 새 남편과 상의도 하기도 전에, 함께 조인하려면 하라고 싱글인 두 남자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나는 그만...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도대체 살아온 날들이 어땠길래... 그 배포나 편안하게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드는 것은 부러웠지만, 당황한 사람이 비단 나 뿐 아니라 그 남편도 포함이 되었기에.. 잠시 할 말을, 내 시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다름 사람의 삶을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번 사람을 새롭게 만나게 되면, 본인이 살아온 날들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그러고보면, 난 배포가 크거나 편한 사람은 아니다. 어쨌든,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거부감은 주진 않길 바란다...
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