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삶의 재미는 가치관과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거예요. 나이 ‘사십에’ <태백산맥>으로 시작해 <한강>을 끝내고 나니 내 나이가 육십이에요. 머리 다 빠져버리고, 위궤양을 비롯해 탈장까지 대여섯 가지 병을 앓으면서 그 글을 다 썼어요. 한 달씩 앓아야 했던 몸살 정도는 병도 아니었죠. 글을 쓰다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 아침 일어나지 못하고 이대로 죽지 싶은 고통 속에서 잠든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건 잠이 아니에요. 죽음이지요. 그래도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해요. 나는 그때 ‘이건 반드시 내가 써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올바로 쓰면 진실이 드러날 수 있다’ 그런 확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고통을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었죠. ‘글감옥’이라는 말도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내가 만들어낸 말이에요. 그렇게 한 결과 세상이 바뀌었잖아요? <태백산맥>을 읽은 수많은 독자가 공통적으로 내놓는 독후감이 ‘우리 역사가 그런 식인 줄은 몰랐다. 역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럽니다. 이만하면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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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나는 집사람하고 결혼할 때 두 가지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는 다행히 문학 장르가 같지 않아서 결혼할 수 있다. 같은 장르면 부부가 비교된다. 그런데 시와 소설이기 때문에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둘째, 서로 작품을 존중하되 절대 간섭하지 말자는 것이었죠. 그래서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셰익스피어가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은 많은 여자를 사귀는 것이 아니라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했죠. 김초혜라는 한 인간이 갖는 가능성은 무한해요. 김초혜는 나에게 날로 새롭게 피어나는 꽃이에요. 사회문제, 역사문제, 인간의 문제 등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새로운 모습이 펼쳐질 때마다 ‘저 여자가 저런 면이 또 있었구나’ 싶어 깜짝깜짝 놀라요. 그런 새로움 속에서 나는 김초혜를 죽을 때까지, 그리고 저승에 가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거죠. 한 여자가 지루한 것은 그 사람의 면면을 발견하지 못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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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아니라 철저한 관리의 결과요. 술 마시면 시간낭비가 심하잖아요? 마시면서 하루가 가고, 술 깨느라 그 다음날이 가고, 또 글 쓸 컨디션 회복하느라 하루가 가고, 사흘이 없어져 버려요. 사흘이면 하루에 30장씩 잡으면 90장이 날아가요. 그래서 글 쓰는 20년 동안 한 잔도 안 마셨어요. 그리고 <한강> 끝낸 2002년 담배도 끊어버렸어요. 채식에 소식하고 국민보건체조를 하루 세 번씩 하고…. 또 매일 산책하고 그러니 성인병에 걸릴 리 없어요. 내가 67세인데, 아무런 병이 없어요. 우리 아버지가 84세까지 사셨고, 우리 어머니가 지금 96세인데 건강하시니 두 분 수명 더하기, 나누기 2 하면 나는 90세까지는 수명을 보장받은 셈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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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는 동갑인 아내 김초혜 시인과 동국대 국문과에서 만나 연애하다 결혼해 44년째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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